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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미·러 3자 회담 앞서 '유럽 역할론' 부각…4일 서방 고위급 회의

윤영훈 기자

입력 2026.11.0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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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독일 베를린서 기자회견 열고 종전 협상 내 유럽 발언권 촉구
4일 미국·EU·나토 등과 고위급 회동…우크라이나 재건·안전보장 논의

사진=Gemini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러시아와의 3자 종전협상 재개를 앞두고 독일을 방문해 유럽의 협상 참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 및 유럽 주요국과 별도 협의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외교적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0~11일 예정된 미국·우크라이나·러시아 3자 실무급 회담의 주요 의제를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과 전후 재건,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 및 흑해 휴전 방안 등이 논의될 것"이라며 "실무급 협상이 향후 3개국 정상 간 회담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유럽이 협상 테이블에 참여하지 않고서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실현하기 어렵다"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유럽 국가들이 종전 논의에서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메르츠 총리도 오는 12월 미국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문제가 논의될 경우 젤렌스키 대통령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다른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G20 정상회의에 초청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까지 포함한 주요국 정상들이 우크라이나 문제를 협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관련 정상 간 회동이나 구체적인 논의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메르츠 총리는 이와 별도로 오는 19일 베를린에서 서방 30여개국이 참여하는 우크라이나 지원 협의체 '의지의 연합' 정상회의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내년도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와 군사적 지원 방안 등을 조율할 예정이다. 그는 러시아가 휴전과 평화협상에 진지하게 임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3자 실무급 협상에 앞서 4일 미국·유럽연합(EU) 등과 고위급 회의를 진행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파울라 피뉴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해당 일정을 공개했다. 회의에는 우크라이나와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독일·영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세계은행(WB)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피뉴 대변인은 "이번 회의가 지난달 9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진행된 미국·우크라이나 간 협의를 토대로 후속 논의를 이어가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EU 측에서는 국가안보보좌관급을 포함한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마이애미 회의와 지난달 20일 노르웨이 오슬로 회의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비서실장인 뵈른 자이베르트가 EU 대표로 참여했다.

미국 측 참석자와 관련해서도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 남아 있다. 피뉴 대변인은 스티브 윗코프 미국 특사의 참석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브뤼셀 방문 계획에 대해서도 관련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EU 당국자는 폴리티코 유럽판에 이번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과 재건을 위한 경제 지원, 국가의 향후 진로와 관련한 주요 현안이 다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나토 차원의 추가 협의도 이어진다. 앨리슨 하트 나토 대변인은 프랑스·독일·영국·미국 대표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종식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토가 주관하는 해당 회의는 EU 집행위원회의 고위급 회의와 별도로 5일 브뤼셀에서 개최된다.

한편 윗코프 특사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중재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오는 10~11일 아부다비에서 실무급 협상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도 러시아 대표단의 참석 계획을 확인하면서 3자 협상 재개가 공식화됐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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