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베리아 소재 이르쿠츠크 페스트 방역 연구소에서 병원체 유출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28세 여성 연구원이 목숨을 잃고 대규모 격리가 시행됐다.
이 사태를 두고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예의 주시하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백악관이 현재 벌어진 사고 및 관련자 격리 동향을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사태 파악과 함께 질병 발생 추이를 추적하며 적절한 대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악시오스는 지난달 25일 러시아 이르쿠츠크주 셸레호프시에 자리한 이르쿠츠크 페스트 방역 연구소에서 28세 여성 연구원이 페스트 병원체 보관 시험관을 깨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며칠 뒤인 지난달 29일 심각한 폐렴 증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이달 1~2일 야간에 끝내 숨을 거뒀다.
감염병 관리를 맡고 있는 러시아 국가기관 소비자보호감독청은 4일 공식 발표를 통해 숨진 연구원이 '원인 미상의 폐렴' 진단을 받은 상태였다고 확인했다.
당국은 유출된 병원체가 정확히 어떤 종류인지 파악하기 위해 심층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 독립 언론인 류디 바이칼라를 비롯한 매체들은 사망한 연구원이 입원했던 셸레호프 병원 내 약 200명이 격리된 채 관찰을 받고 있으며, 도심의 특정 산부인과 병원 역시 격리 통제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르쿠츠크주와 경계를 맞댄 부랴티야 공화국의 알렉세이 치데노프 수장은 고인의 사인이 페스트일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부랴티야 관내에서 다수가 감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겐나디 오니시첸코 전 소비자보호감독청장은 타스 통신 인터뷰를 통해 해당 질환이 페스트가 아닐 공산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설령 페스트로 결론 나더라도 현지의 추운 날씨 덕분에 광범위한 전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측도 관련 소식을 파악한 뒤 사태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5일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대중의 건강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소속 전문가들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19 대유행을 경험한 유럽이 이제는 어떤 감염병이 닥쳐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했으며, 회원국들이 충분한 항생제 재고를 마련해 둔 상태라고 덧붙였다.
유로뉴스 보도에 따르면 폐렴형 페스트는 페스트균 감염 시 나타나는 세 가지 주요 형태 중 하나로 분류된다.
벼룩 물림이나 동물 접촉을 매개로 하는 다른 페스트 유형과 달리 미세한 침방울(호흡기 비말)을 통해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해 사망 위험이 높은 편이다. 다만 적절한 항생제 처방이 이뤄진다면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