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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트닉 美 상무장관 "삼성·SK하이닉스 美 생산 늘려야"…마이크론은 375조 '투자 폭격'

윤영훈 기자

입력 2026.07.1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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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무, “마이크론의 선제 행동이 韓 자극할 것”…대미 제조 물량 확대 압박
마이크론, '2500억 달러 투자 폭격'으로 트럼프 '반도체 자국 우선주의'에 화답
SK하이닉스 나스닥 상장 D-1 겨냥…HBM 시장 주도권 선점 노린 '다목적 포석'

사진=Gemini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R 상장을 하루 앞두고 경쟁사 마이크론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자국 우선주의 압박과 시장 주도권 경쟁이 한층 격화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을 필두로 미 당국이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를 겨냥해 현지 메모리 반도체 제조 물량을 늘려달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9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이 미국 뉴욕주(州) 클레이 타운에 짓고 있는 팹(반도체 생산공장)의 콘크리트 타설 기념식에 참석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의 양대 메모리 업체와 관련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마이크론의 선제적 행보가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심을 자극해 결과적으로 이들을 미국 내 생산 거점 확보로 이끌 것”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들의 핵심 활동 무대로 미국을 지목한 데 대해 글로벌 시장이 빠르게 호응하고 있다”며 “트럼프식 경제 모델이 대미 투자의 황금기를 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칩 가격 급등에 맞서 애플이 중국의 창신메모리(CXMT) 및 양쯔메모리(YMTC)를 신규 공급사로 승인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답을 피했다.

같은 날 마이크론은 인공지능(AI) 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메모리 수요를 선점하고자 2035년까지 미국 내 팹 및 기술 개발에 2500억달러(약 375조원)를 웃도는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해당 금액에는 뉴욕 팹 신축은 물론 아이다호·버지니아주 등에 위치한 기존 시설의 증설 비용까지 포함돼 있다.

원래 마이크론의 대미 투자 계획은 1700억달러 수준이었으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6월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의 성장을 고려해 2000억달러로 상향 조정한 데 이어 이번에 500억달러를 추가한 것이다. 산자이 메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건국 250주년이라는 역사적 시점에서 데이터와 메모리가 현 경제 체제의 근간으로 자리 잡았다”며 이 같은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뉴욕 팹의 콘크리트 타설을 예정보다 한 분기 앞당겨 착수했다고 밝힌 마이크론은, 이번 결정이 자사 D램의 40%를 미국에서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실현하는 동시에 미국 전역에 9만 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임기 내 전 세계 반도체 물량의 40%를 자국 내에서 생산하겠다고 천명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적극 부응하는 조치다.

이와 별개로 마이크론은 미국 내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최대 30억달러(약 4조5000억원)를 추가 투입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5억달러는 대만 글로벌웨이퍼스가 텍사스주에 짓는 웨이퍼 공장 증설에 지원되며, 두 회사는 향후 10년간의 장기 공급 계약에도 합의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마이크론의 이번 대규모 투자 선언이 SK하이닉스의 10일 나스닥 ADR 상장을 하루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상장을 통해 약 265억달러(약 40조원)의 자금을 확보하려는 SK하이닉스 등 HBM 분야 경쟁자들을 견제하는 한편, 자국 반도체 산업 재건을 내세우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추려는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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