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강자의 입지를 넘어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겨냥해 엔비디아의 AI 칩과 연동 가능한 고성능 CPU 개발에 착수하겠다는 방향을 언급한 것이다.
퀄컴은 19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빠르게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용 CPU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AI 연산 중심의 서버 환경에서 GPU와 CPU 간 통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퀄컴은 과거 2010년대에 Arm 기반 CPU를 개발하며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을 모색했으나, 비용 문제 등으로 프로젝트를 철회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AI 반도체 시장의 급성장에 맞춰 다시금 CPU 사업을 부활시키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컴퓨텍스(Computex) 행사에 참석한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는 “맞춤형 프로세서를 엔비디아의 랙 스케일 아키텍처와 연동할 수 있게 되면서 데이터센터용 고성능·고효율 컴퓨팅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AI용 칩 시장은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있으며 GB200, GB300과 같은 최신 제품은 엔비디아의 자체 CPU ‘그레이스(Grace)’와 GPU ‘블랙웰(Blackwell)’이 결합된 구조다.
퀄컴이 추진 중인 CPU는 이러한 AI 칩과의 연결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다.
CPU 시장은 그동안 인텔과 AMD가 양분해 왔지만 최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도 자체 데이터센터용 CPU 개발에 나서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엔비디아에 이어 퀄컴까지 이 시장에 재진입함에 따라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편 퀄컴은 지난 2021년부터 애플 출신 칩 설계자들로 팀을 구성해 CPU 프로젝트를 비공식적으로 재개했으며, 현재 메타와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AI 기업 ‘휴메인(Humain)’과 맞춤형 CPU 개발을 위한 상호이해각서(LOU)를 체결하며 글로벌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