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와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맞물리면서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로 자금이 몰려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약 한 달 만에 5% 아래로 내려갔다.
22일(현지시간) 오후 3시 기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9.3bp(1bp=0.01%포인트) 하락한 4.952%를 기록했다. 지난 9월 1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루 하락 폭은 2023년 3월 10일 이후 약 3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10년물 금리는 지난 7일 5.3645%까지 오르며 2002년 4월 이후 약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투자 수요가 커지면서 금리 흐름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에서는 AI 인프라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금의 수익성과 기업들의 대규모 채권 발행에 대한 경계감이 위험 회피 심리를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식 매도세가 확산한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더욱 강해졌다.
이러한 흐름은 다른 만기의 국채에서도 확인됐다. 주택담보대출 등 장기 자금조달 금리와 연관성이 큰 30년물 국채 금리는 15.1bp 하락한 5.286%를 나타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변화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18.8bp 내린 4.635%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의 일간 하락 폭은 2024년 8월 2일 이후, 2년물은 2025년 8월 1일 이후 각각 가장 컸다. 국채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이번 금리 하락은 국채 가격의 상승을 의미한다.
물가 상승 압력을 시사하는 경제지표가 이어지고 있지만, 금융시장에서는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이전보다 낮게 평가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 반영된 10월 금리 인상 확률은 이날 오후 7.2%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 27.7%, 한 달 전 55.4%에서 큰 폭으로 낮아진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과 긴축에 대한 경계심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국채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에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운용사 세이지 어드바이저리의 토머스 우라노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그동안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국채의 안전자산 수요와 맞서왔지만, 지난주를 기점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