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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가, AI·데이터센터에 '천문학적 베팅'…커지는 이해충돌 리스크

윤영훈 기자

입력 2026.09.21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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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새 임기 출범 후 3만 건 주식 거래…12억 달러 규모 인프라 펀드도 조성"
백악관 "독립 운용사가 전담해 가족 개입 원천 차단…이해충돌 우려 없어"

사진=Gemini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인공지능(AI) 및 데이터센터 생태계에 대규모 자본을 쏟아부으면서 심각한 이해충돌 문제에 직면했다고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뒤 반도체 칩, 서버, 전력 인프라 등 AI 특수를 누리는 업체들의 주식을 활발히 거래했다.

새 행정부 출범 후 드러난 약 3만 건의 주식 매매 기록에는 델 테크놀로지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GE 버노바를 비롯한 핵심 AI 수혜주가 대거 포함돼 있다. 또 AI 산업의 속도 조절 우려로 주가가 빠진 브로드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크레도 테크놀로지, 슈퍼마이크로컴퓨터 등을 저가 매수하는 등 공격적인 베팅에 나섰다.

두 아들 역시 벤처캐피털 등을 통해 AI와 데이터센터 유망 기업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플로리다주(州)에 거점을 둔 '1789 캐피털'의 파트너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 투자사는 데이터센터 등 디지털 인프라 부동산 사업을 겨냥해 12억 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펀드까지 조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쓰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의 모기업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는 원자력발전소 개발사와 합병 절차를 밟고 있다. 원전이 데이터센터 증설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원으로 급부상한 점을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이러한 일가의 투자 행태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AI 정책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속도 조절론을 일축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반드시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일각에서는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백악관 회담을 앞두고 대중국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적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제는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임기 중 자산을 백지신탁한 관례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장남을 수탁자로 지정해 자산을 맡겼다는 점이다. WP는 최고 권력자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개별 주식 거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라며 이해충돌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백악관은 공식 성명을 통해 "완벽하게 독립된 운용사가 투자를 전담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나 가족 그 누구도 매매 내역과 시점에 개입할 수 없다"며 이해충돌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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