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약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리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핵심 인프라가 연이어 마비되면서 원유 수급에 비상이 걸린 탓이다.
15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 기준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08.75달러를 기록하며 전장보다 2.90% 올랐다.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도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이 전장 대비 4.38% 급등해 배럴당 105.8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두 유종 모두 5월 19일 이후 최고가다.
이번 가격 급등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공급 차질 우려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 해협을 대신해 원유를 수송하던 동서 송유관이 예멘 내 친이란 무장세력인 후티의 공격을 받아 가동을 멈췄다. 홍해 연안 얀부 터미널에서 이뤄지던 원유 선적도 전면 중단된 상태다.
사우디 정부가 유럽 내 일부 거래처에 이달 말 예정된 원유 인도 물량을 철회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수급난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도 커졌다. 유럽 정유업체들이 미국산 원유 등 대체 공급처를 모색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WTI 선물에 강한 매수세가 유입돼 브렌트유보다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냈다.
리비아에서도 악재가 겹쳤다. 리비아 국영석유회사(NOC)는 같은 날 현지 석유시설경비대(PFG) 인력들이 원유 수송용 파이프라인 밸브를 폐쇄해 유전 3곳의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고 공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주요 석유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으로 역내 분쟁 수위가 한층 격화됐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2027년 기준 걸프 지역의 일평균 원유 생산량이 전쟁 이전보다 400만배럴가량 줄어든 채 고착화될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