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대폭 인상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제약 분야 관세에 대해 "초기에는 소규모 관세를 적용하되, 12개월에서 18개월 경과 후 150%로 상향 조정하고, 그 이후에는 25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해외 제약 기업들에게 미국 내 생산 기지 이전을 위한 유예 기간을 제공한 뒤, 본격적인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즈음 품목별 관세 조치를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반도체와 의약품을 구체적인 대상으로 지목했다.
한국과의 무역 관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자국 시장을 개방한 결과 거대한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면서 "과거 폐쇄적이었던 한국 시장에 이제 미국산 자동차와 SUV, 트럭을 판매할 수 있게 됐으며, 이는 진정한 시장 개방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은 이번 합의를 통해 미국의 안전 기준을 통과한 차량에 대해서는 별도의 한국 안전 기준 검증 없이도 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확인했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의 대미 투자 약속에 대해서는 미국이 상환해야 하는 게 아니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3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6000억달러(약 833조원) 투자 약속은 미국이 필요로 하는 모든 분야에 활용 가능한 무상 지원"이라고 주장했다.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시진핑 주석)가 회담을 요청한 상태며, 무역 협상이 타결되면 연내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협상 타결에 상당히 근접한 상황이며, 중국과의 관계도 매우 원만하다"면서 "시 주석과의 개인적 관계 역시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성공적인 합의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연방준비제도 의장 인선과 관련해서는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 후임 발표와 동시에 새 의장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현재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와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장을 포함한 4명을 후보군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경우 "전날 밤 의중을 타진했으나 현직 유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지속에 대해서는 강력한 대응 방침을 예고했다. "인도가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있다"며 "24시간 내에 현행 25%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대인도 관세를 인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너지 가격이 배럴당 10달러 더 하락하면 푸틴 대통령도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는 러시아 경제가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재선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아마도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가 곧바로 "하지만 출마는 하고 싶다. 현재 지지율이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번복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