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 3년간 이어온 대규모 현금 비축 기조를 멈췄다.
2분기에는 자사주 매입도 중단하며 미국 증시 고평가 가능성을 시사했다.
버크셔는 3일(현지시간) 발표한 2분기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 6월말 기준 현금 보유액이 3440억달러(한화 478조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 사상 최대 기록인 3477억달러 대비 약 1% 감소한 수준이다.
2022년 이후 처음으로 현금 보유액이 줄어든 것으로, 연초 이후 추가 비축은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현금 축소는 주식 시장에 대한 보다 신중한 입장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버크셔는 2분기 동안 약 30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도했으며, 이 기간 자사주 매입은 진행하지 않았다.
버크셔는 전통적으로 배당금 없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환원을 해왔다. 자사주 매입 중단은 증시가 고평가됐다는 버핏의 판단이 반영된 조치로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다.
버크셔는 이와 함께 보유 중이던 식품업체 크래프트 하인즈의 지분가치를 38억달러 상각 처리했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버핏이 2015년 인수한 대표 투자 종목이다. 다만 장기간 실적 부진에 시달려 왔다. 최근에는 식료품 사업 분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구조조정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버크셔의 2분기 영업이익은 111억60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 감소했다.
자동차보험사 가이코를 비롯한 보험 계열사들의 점유율 확대를 위한 비용 증가가 이익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버크셔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드러냈다.
실적 보고서에서는 “국제 무역 정책과 관세 이슈로 인한 긴장이 2025년 상반기 동안 가속화됐다”며 “그 결과는 상당한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중 간 무역 정책 변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향후 글로벌 경영 환경에 부담이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버크셔가 현금 보유를 멈추고도 시장에 대해 관망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버핏의 포트폴리오 조정 움직임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