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립리서치 IV리서치는 국내 전통 제약사 일동제약이 시장에서 낮게 평가받던 신약개발 역량을 본격적으로 입증할 시점에 들어섰다고 24일 밝혔다.
특히, 글로벌 비만 치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GLP-1 계열 경구형 신약 파이프라인의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기업가치 재평가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다.
일동제약은 1941년 설립된 이후 아로나민, 비오비타 등 브랜드 의약품을 기반으로 ETC·OTC 양 부문에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유지해왔다. 반면 최근 5년간 공격적인 연구개발비 투자를 통해 ‘신약 중심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추진해 왔으며, 그 결정체로 2023년에는 R&D본부를 물적분할해 자회사 ‘유노비아’를 설립하고 신약 개발을 전담시키는 구조를 구축했다.
현재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의 차세대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경구형 GLP-1’ 계열 치료제는 여전히 ‘왕좌’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저분자 기반 후보물질들은 고분자 펩타이드 대비 높은 조직투과성, 더 나은 생체이용률, 낮은 생산단가 등에서 장점을 갖고 있지만, 여전히 부작용 등 내약성 문제가 걸림돌로 지적된다.
대표적으로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Orforglipron’은 임상 3상(ACHIEVE-1)에서 최고 용량 기준 체중감소율 7.9%를 기록했지만, 코호트별 4~8% 환자에서 부작용으로 인한 임상 중단 사례가 발생했다. 화이자(Pfizer) 역시 간독성 이슈로 인해 Lotiglipron과 Danuglipron의 개발을 중단했다. 업계에서는 저분자 GLP-1 계열 신약에서 효능만큼 중요한 건 내약성 이슈를 극복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IV리서치 관계자는 “일동제약의 GLP-1 신약 파이프라인 ID110521156는 이런 상황에서 향후 글로벌 제약사의 라이선스 아웃(Licensing Deal)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업계 관심을 끌고 있다”며 “일동제약은 해당 후보물질에 대해 국내 임상 1상에서 SAD(단일용량) 및 MAD(반복용량)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저용량(50mg) 기준 체중감소율 –5.50%, 중용량(100mg)에서는 –6.89%를 기록했고, 최대 감량 폭은 –11.9%까지 관찰됐다(Placebo는 –2.72%). 간독성 등 심각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고 위장관 부작용으로 인한 임상 중단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
이는 업계 선두인 Eli Lilly의 데이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결과다. 안전성 면에서 오히려 앞선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현재 고용량(200mg) 투여군을 포함한 톱라인 데이터는 오는 2025년 8~9월 공개될 예정이며, 해당 임상은 글로벌 비만 치료제 전문사로 알려진 N사 자문 하에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동제약은 라이선스아웃을 위한 구체적 협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동제약은 2020년 이후 대규모 R&D 투자를 집행하며 적자를 지속했으나, 2024년에는 연구개발비를 463억 원(매출 대비 7.5%) 수준으로 낮추며 영업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과거 2022년에는 1,276억 원(매출 대비 20%)을 R&D에 쏟아부었던 점을 감안하면, 파이프라인의 실질적 가치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주가에 반영될 구간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