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미·일 무역협정에 따라 일본이 미국에 약 5500억 달러(약 759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조선, 반도체, 의약품 등 전략 산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백악관은 23일(현지시간) 배포한 ‘트럼프 대통령, 미일 간 전례 없는 전략적 무역·투자 협정 체결’ 설명자료를 통해 일본의 대미 투자가 “미국의 전략적 산업 기반 재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투자 대상은 ▲상업 및 국방 목적의 선박 건조 및 조선소 현대화 ▲의약품 및 의료용품의 미국 내 생산 확대 ▲핵심 광물의 채굴·정제 ▲반도체 설계부터 제조 역량 복원 ▲에너지 인프라 및 전력망 현대화 등이다.
특히 조선과 반도체는 한국이 경쟁력을 보유한 대표 산업으로, 한미 간 진행 중인 통상 협상에서 주요 의제로 거론돼온 만큼 이번 미·일 협정이 한미 협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을 8월 1일로 연장한 상황으로, 한국 입장에선 일본의 움직임이 외교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협정에는 일본이 미국산 옥수수·대두·비료·바이오에탄올·지속가능항공유(SAF) 등 80억 달러 상당의 제품을 구매하고, 미국산 쌀 수입을 75% 늘리며 수입 할당량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일본은 미국 국방장비 구매를 대폭 늘려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 안보를 강화하고, 알래스카산 LNG 수입 확대와 미국 자동차·트럭의 수입 제한 해제, 미국 기준의 일본 내 첫 승인도 추진될 예정이다.
백악관은 “이번 협정은 단순한 무역을 넘어 미국 산업과 노동, 혁신을 중심에 두고 미·일 경제관계를 전략적으로 재편하는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