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핵심인 설계용 소프트웨어(SW)에 대해 자국 기업들의 대(對)중국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는 중국의 인공지능(AI) 및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미국 정부의 반도체 공급망 통제 정책이 한층 강화되는 흐름이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보안국(BIS)은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Cadence Design Systems), 시놉시스(Synopsys), 지멘스 EDA(Siemens EDA) 등 주요 반도체 설계 자동화(Electronic Design Automation·EDA) 소프트웨어 기업에 중국으로의 기술 공급을 즉각 중단하라는 취지의 서한을 발송했다.
해당 조치는 사실상 미국 기업들의 중국 내 EDA 기술 지원을 차단하는 것으로, 세계 반도체 산업에서 필수적인 소프트웨어의 공급망에 대한 직접적 통제로 평가된다.
케이던스, 시놉시스, 지멘스 EDA는 현재 중국 EDA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칩 설계와 검증 작업에 핵심 역할을 해왔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광범위한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의 연장선상에 있다.
앞서 지난 4월, 미국 정부는 AI 반도체 강자인 엔비디아에 대해 차세대 칩인 H20의 대중국 수출 시 사전 승인을 받도록 제한을 가한 바 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시작한 AI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을 트럼프 행정부가 그대로 계승·강화한 사례다.
특히 EDA 소프트웨어는 반도체 설계 및 제조 공정의 핵심 툴이다. 차세대 고성능 칩 개발 및 테스트에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규모는 작지만 반도체 생태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다.
미국이 해당 소프트웨어의 수출을 통제함으로써 중국의 반도체 자립 시도를 전략적으로 봉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