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가 달러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전 세계로 퍼질수록 연준의 통화정책이 미치는 범위도 함께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열린 국제 콘퍼런스 연설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받아들이는 나라는 사실상 달러 고정환율제, 즉 페그제를 도입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진단했다. 월러 이사는 "해당 국가들은 미국의 자금조달 비용을 그대로 수입하게 되는 셈"이라며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늘어날수록 미국 통화정책의 파급력이 그만큼 커진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화 등 특정 통화의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발행사들은 가치 안정을 위해 국채 등 안전 유동자산을 준비금으로 쌓아둔다. 월러 이사는 지난해 2월에도 현재 유통 중인 스테이블코인의 약 99%가 달러화 자산에 기반하며, 이 자산이 달러의 국제통화 위상을 지속·강화하는 잠재력을 지닌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번 발언은 미 의회가 디지털자산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는 시점에 나왔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이달 중순 '디지털자산 시장 명확성법(클래러티법)' 제정안을 의결해 본회의로 넘겼다. 이 법안은 가상화폐 토큰을 증권·상품 등으로 분류하고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관할 권한을 명확히 구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업계 요구를 수용해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이자 지급을 허용하는 조항도 포함됐으며, 관련 업계는 법안이 7월 중 최종 처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