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의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Gemini)’가 국내 AI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최신 모델 출시 이후 사용자 수가 급증하며, 그간 국내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오픈AI ‘챗GPT’ 중심의 구도를 흔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1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에서 제미나이 앱의 신규 설치 수는 총 33만895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설치 수인 6만9132건 대비 약 5배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구글이 3월 말 출시한 ‘제미나이 2.5 프로’ 실험 버전을 포함한 다양한 제품군이 사용자 유입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미나이 2.5는 코드 편집 테스트 및 수학, 과학, 인문학 등 멀티모달 기반 평가에서 오픈AI, 앤스로픽, 중국 딥시크 등 경쟁사의 최고 모델보다 우수한 성능을 기록했다고 구글 측은 강조했다.
국내 월간활성이용자(MAU) 기준으로는 여전히 챗GPT가 절대 강자다.
모바일인덱스 기준 6월 챗GPT의 MAU는 1038만8513명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어 SK텔레콤의 ‘에이닷’(138만1460명), 생성형 문서도구 ‘뤼튼’(91만6160명), 퍼플렉시티(79만326명),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13만6807명), 그리고 제미나이(9만1723명) 순이었다. 제미나이는 처음으로 MAU 기준 상위 10위권에 진입한 셈이다.
특히 제미나이는 4월까지만 해도 MAU 순위 18위(1만6803명)에 불과했다. 다만 5월에는 12위(5만5010명), 6월에는 6위로 빠르게 순위를 끌어올렸다.
신규 설치 기준으로도 챗GPT(114만9538건)에 이어 제미나이가 2위를 차지했고, 뤼튼은 21만1070건으로 3위에 올랐다.
업계는 구글의 공격적인 제품 라인업 확대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최근 구글은 문서 요약형 업무 어시스턴트인 ‘노트북LM’과 영상 생성 AI ‘비오(Veo)’ 등 다양한 모델을 잇달아 선보이며 AI 생태계 전반에 걸쳐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사이먼 토쿠미네 구글 제미나이 디렉터는 최근 방한한 자리에서 “시장 점유율이 낮은 것에 조급해하지 않는다”며 “초기 시장 선점보다 장기적으로 살아남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아직 초기 단계로, 향후 다양한 기회가 열려 있다”며 장기 전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