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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인텔에 50억 달러 투자..차세대 칩 공동 개발로 판도 변화

서윤석 기자

입력 2025.09.1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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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인텔에 50억달러(한화 6조9000억원)를 투자하고 PC 및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칩 공동 개발에 나선다. 

이번 협력은 인텔의 회생 동력 확보와 동시에 업계 권력 구도 변화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18일(현지시간) 인텔 보통주를 주당 23.28달러에 매입해 지분 4% 이상을 확보하며 인텔의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고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매입가는 전날 종가인 24.90달러보다는 낮다. 그러나 지난달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취득하며 지급한 20.47달러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이번 협력에는 업계가 주목했던 파운드리(위탁생산) 계약은 포함되지 않았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위해 엔비디아, 애플, 퀄컴 등 대형 고객사 유치를 절실히 원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동개발과 기술 협력에 초점이 맞춰졌다.

인텔은 차세대 PC 칩에 엔비디아의 그래픽 기술을 접목해 AMD와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부문에서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인텔 프로세서를 제공해 AI 연산 성능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번 협력은 엔비디아의 AI·가속 컴퓨팅 기술과 인텔의 CPU, 그리고 방대한 x86 생태계를 결합하는 역사적 전환점"이라며 "차세대 컴퓨팅의 토대를 함께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뉴욕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28% 급등했다가 22.7%로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3.5% 상승했다. 반면 AMD는 경쟁 심화 우려로 2.7% 하락했다가 반등해 -0.78%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이 TSMC와 AMD에 장기적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TSMC는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향후 엔비디아의 최대 고객 자리를 인텔에 내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AMD 역시 엔비디아의 기술 지원을 등에 업은 인텔과의 경쟁에서 입지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때 세계 반도체 최강자로 군림했던 인텔은 기술 혁신 지연으로 고전해왔다. 그러나 최근 미 정부로부터 57억달러,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20억달러를 유치한 데 이어 이번 엔비디아 투자까지 성사되면서 새로운 반등 기회를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한때 변방이었던 엔비디아가 몰락 위기의 인텔에 자금과 최첨단 기술을 제공하는 구도가 됐다"며 "컴퓨터 산업 내 권력 지형이 뒤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윤석 기자 yoonseok.suh@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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